Sunday, June 9, 2013

브르노 고속도로에서 만난 무서운 체코 경찰들

후아- 그러니까 오늘 오후 브르노의 피터네 아파트에서 나와 다음 행선지인 프라라행 국립도로에 접어 들기 위해 마크의 설명대로 트람을 타고 종점역까지 갔어요. 근데 왠걸 사방에 온통 고속도로 표지판 뿐, 국립도로 표지판은 찾을 수가 없는 거예요 ㅜㅜ. 결국 위험을 감수하고 히치하이킹이 금지된 고속도로에서 히치하이킹을 시작하고 한 20분간 한대의 차도 우릴 반기질 않는 상황이었어요. 그 때 저 멀리서 삐뽀삐뽀 불빛을 띄며 천천히 우리 곁으로 접근해 오는 한 하얀 중형차가 보이는 거예요. 더 길게 설명 안해도 아, 우리 뭐 됐다  싶게 저희는 체코 경찰차랑 그렇게 사냥꾼에 꼼짝없이 포위된 가엾은 토끼마냥 딱 마주친 거죠. 그래도 저희는 이미 작년에 한번 독일 히치하이킹 때 같은 경험을 했어서 (참고로 그때는 경찰서에서 저희에게 벌금에 대한 겁만 주고는 결국 풀려났었거든요)

  일단은 침착한 맘으로 토니가 먼저 그들에게 다가가 말문을 여는데, 표정이 엄청 심각한 거예요 ㅜㅜ 뭐라뭐라 말을 마친 토니가 See you later.. 하길래 뭐지?했는데 토니 얘길 들어보니 우리 위치에서 전방으로 2km정도 떨어진 곳에 그들의 경찰서가 있으니 거기서 다시 보자, 나는 당신에게 벌금을 물릴 것이다 라고 그들이 말했다는 거예요ㅠ 헉... 진짜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 앉으면서 지난 2주간 그토록 절약하며 식사도 최대한 겸손하게 해결해온 시간들이 모두 무의미해 지더라구요. 와 진짜 너무들 하는 구만, 안그래도 스위스, 오스트리아에 비해 너무나도 무심한 슬로바키아, 체코 드라이버들에게 실망해 있던 터였는데 역시 경찰들도 피도 눈물도 없구나. 하는 생각이 들고 한번 딱 눈감아 주고 가면 안되나하며 억울해 했어요. 그리고 자기네들 차에 태워주지도 않고 걸어서 거기서 다시 보자니... 뭐 이거 똥개훈련도 아니고 .. 그렇게 울며 겨자 먹기로 고속도로 가를 따라 걷기 시작하는데 무슨 이게 2km야..! 훨씬 더 멀구만..

한참을 걷다보니 결국 경찰서 표지판, 작은 마을의 모습이 보였어요. 근데 그 전에 위치한 주요소, 그때 우리는 둘다 같은 생각을 했을 거예요. 그래도 행동으로 먼저 옮긴 토니가 어느 첫번째로 마주친 드라이버에게 프라하행이냐고 물어 봤을때, 온갖 기대를 갖고 답을 기다렸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아쉽게도 이미 동행이 자기 포함 4명이라 합석이 안 된다는 거였어요. 저는 분명히 뒤에서 우릴 감시하며 천천히 따라오고 있을 아까 그 경찰들을 찾아 두리번 거리느라 바빴고요. 그 때, 저 앞에 보이는 이제 막 시동을 걸고 출발 하려는빨간 승용차, 저희는 일단 뛰어가 얼떨떨해 하는 드라이버 여자분께 플리즈를 외치며 히치하이킹에 결국 성공했어요. 하지만 혹여나 우릴 뒤쫓는 경찰이 있을까 하는 불안함은 떨칠 수 없는 채로요.. 제가 하도 뒤를 두리번 거리자 토니는 너무 그러지 말라며 우리 큰 범죄 저지른 거 아니라 그냥 고속도로에서 히치하이킹 하나했을 뿐이라고 저를 위로하더라고요.

휴우 .. 하마터면 벌금으로 저희의 예상으로는 각각 150유로씩 물어야 할 뻔한 걸 이렇게 극적으로 모면하고 나니 다시는 고속도로 근처는 가기도 싫어지더라고요. 아무튼 이 얼마나 감격스러운 순간이던지... 눈물이 다 날 뻔했다니까요 ㅠㅠ 그렇게 천고만고 끝에 6개월만에 다시 찾은 프라하는 여전히 웅장한 건물들로 가득찬 아름다운 도시의 모습을 하고 있었고, 하도 걸은 탓에 배고프고 무엇보다 마실 것이 당장 절실했던 저희는 가까운 Tesco를 향해 발걸음을 돌렸답니다. 프라하가 너무나도 매력적인 또 다른 점은 저렴한 먹거리들이 넘쳐난 다는 거예요. 소세지, 빵, 치즈, 요플레, 오렌지 쥬스 등 갖가지 먹거리를 구입해도 고작 89,90코룬 그러니까 약 3, 50유로 밖에 안하니까요. 각설하고 지금은 맥도날드에서 카우치 서퍼들 답장 기다리는 중인데요, 밖에는 때아닌 소나기 천둥이 몰아치고 있네요. 휴 - 요즘 중부 유럽 날씨는 정말 알 수가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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